어째서인진 몰라도 난 한손으로 그 아이의 뒷통수를 누르고 다른 손으론 그 아이의 목덜미를 누른체 이불 속에 쑤셔박고
      있었다. 살기 위해 허우적거리고 발버둥 치는 아이의 힘은 생각보다도 셌고 난 그 힘에 더욱 겁을 먹어 아예 아이 위에 올라탔다.
      울고 싶었다. 아니 울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계속 내 머릿속엔 "이미 늦었어. 내가 여기서 손을 놓으면 안돼. 너무 늦었어. 죽여야
      해. 죽일 수 밖에 없어"라는 소리만 메아리치듯 끊임없이 들렸다. 내가 아이 몸에 올라타서 죽을 힘을 다해 애를 이불속에 밀어넣
      자 한동안 미친듯이 퍼덕 거리고 꿈틀거리던 팔과 다리는 어느 순간 힘이 빠지는 듯했고, 이내 축 늘어졌다. 그제서야 아이 위에
      서 내려와 아이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아이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가만히 그렇게 누워있었다. 맥박은 재야겠다는 심정으로 덜덜
      떨리는 손으로 이불속에 파묻혀 있는 애를 뒤집어보았다. 애는 조용히 자는 것처럼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있다. 난 평생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넜구나. 부모님도 하나님도 부를 수가 없었다. 세상에서 버려지는 느낌이 들었다. 울고 싶었지만 울 수가 없었다.
                                                                                                                난 내 눈 앞의 시체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했다.
오래간만의 악몽이였다.
유학생활 이후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엔 악몽에 시달리던 날들이 많았는데 (한때는 악몽때문에 자는것마저 무서워 하던 시절이 있었더란다) 그래도 기면증을 치료한 이후부턴 꿈을 기억하는 일조차 드물어졌다. 하지만 요샌 신경쓸 일들이 많아서 그랬는지, 좀 찝찝한 꿈들을 하나 둘씩 꾸는가 싶더니 결국엔 젠장맞게도 내 인생 워스트3에 들어갈만한 악몽에 당첨되었다. 게다가 대부분 꿈이라는게 좀 과장된 면이라던가 없지 않아서 일어난 후에는 [아아 꿈이였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건만, 정말 이 꿈을 꾸고 나선 난 내가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침대위에서 바짝 얼어붙어 덜덜 떨고만 있었다. 후에 겨우 룸메에게 꿈 이야기를 해주고 나서야 그건 현실이 아니고 꿈이였다는걸 알아차릴 정도로 이 꿈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생생했다.
내용은 이러했다:------------------------------------------------------------------------------------------------------------
평소 내가 꾸는 꿈과 달리 난 이번엔 현실에서 존재하는 "미국에서 유학중인 대학생"으로 존재했다. 내 이름도 그대로 였으며 생김새도 지금과 전혀 다른게 없었다. 심지어 입고 있는 옷마저도 평소에 즐겨 입는 옷들이었다 (내 평소 꾸는 꿈들에선 난 [실제의 나]로 존재한 기억의 거의 없다). 설정은 내가 다른 대학의 컨퍼런스에 갈 일이 있어서 다른 주에 와 있는 상태였고, 그렇기에 어떤 한인 이민자 댁에서 1박 2일을 묵는 설정이다. 그 이민자 부부는 겉으론 웃고 뒤로는 욕을 하고 날 돈으로만 보는 내가 전형적으로 싫어하는 이민자들의 모습이였더란다. 그리고 그 집에는 딸이 세명이 있었는데 첫째는 이미 나이가 많아 얼굴을 마주치기도 힘들었고, 둘째는 약간의 정신지체가 있는 걸로 보였으며 (난 그 딸과 같은 방을 써야 했다. 나보다는 나이가 한 두살 정도 더 많았는듯) 마지막 셋째딸은 초등학교 1학년정도 된 평범한 꼬마였다. 그 딸들은 나에 대해 많이 관심을 가졌으며 특히 꼬맹이는 쫄래쫄래 날 따라다녔다. 나 역시 그런 셋째딸과 같이 적당히 놀아주고 챙겨줬다. 허나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난 그 애를 이불속에 파묻고 질식사 시키고 있었다.
시작은 장난같은 거였던거 같다. 그냥 서로 웃고 장난치고 하다가 이불위에 넘어진 애를 실수로 오래 눌러버려서 애가 순간 숨이 막힌듯 울음을 터뜨렸다. 난 놀라서 얼른 그 애를 일으켜주었지만 그 애는 날 살인자보듯 쳐다보았고 당장이라도 밖으로 뛰쳐나가 자신의 부모에게 날 살인자로 매도할 눈치였다. 영악한 년! 난 정말 이런 꼬마들이 싫다. 아주 그냥 눈치 빠르고 어른들을 제 멋대로 갖고 노는 영악하고 짜증나는 악마 새끼들! 순간 겁이 덜컥 났다. 저 애를 이 방밖에서 보내면 안될거 같았다. 지금 이 아이는 이걸 빌미로 나에게 뭘 요구하려는게 아니라 그냥 순수히 자신의 부모에게 이걸 일러바쳐 내가 곤혹스러워 하는걸 보고 싶어하는거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이 그런 전형적인 이민자들 부모에게가서 어떤 식으로 일러바칠지, 그래서 내가 또 앞으로 살아가면서 얼마나 지치고 힘들지 눈 앞에 선히 보였다. 그래서 난 얼떨결에 아이를 질식시켜 죽였다. 시체는
생각보다 무겁지 않았다. 공포로 온 몸이 떨렸지만 머리는 그 와중에 지극히 현실적이며 객관적으로 돌아가더라. 그 순간 난 더 이상 예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는걸 알았다. 부모도 친구도 가족도 없이 나 혼자가 되어 이 시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머리를 굴렸다. 이젠 더 이상 가족들과 정다운 시간을 보낼 수도, 친구들과 웃을 수도 없다는것을 안 순간 울고 싶었지만 울음을 꾹 참고 고민해 본다. 그냥 이대로 뛰쳐나가서 죽어버릴까, 라고 생각은 해보지만
그 와중에 지옥에 가는게 두려워서 바로 포기한다.
정신을 차려보니 화장실 안이다. 조그마한 화장실은 핏물로 범벆이 되있고, 난 그 핏물을 내 옷으로 열심히 닦아내고 있었다. 핏물을 닦고, 짜내고. 다시 닦고, 짜내고. 오히려 그땐 그 행위에 열중할 수 있어서 잠시라도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니, 사실은 그 와중에 내가 좋아하던 옷이 피에 푹 쩔어있다는 사실, 그리고
다시는 하얀 옷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쓰라렸다. 정신지체 언니도 같이 나와 화장실에 있었다. 아마 좀 모자란 이 언니를 이용해서 언니를 공범으로 몰아놓고 시체를 처리한듯 하다. 그 언니는 내가 내내 화장실의 핏물을 닦는걸 싱크대에 앉아 보고 있었다. 무서워 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내가 이 일을 함부로 말하면 언니도 같이 감옥간다고 단단히 일러둬서 인지 그저 입을 꾹 다물고 날 보고 있었다. 그 언니의 무심한 눈빛에 책망받는 느낌이 들어 울고 싶어졌다. 하지만 여기서 주저앉아 울기에는 아직도 처리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았다.
일을 다 끝낸후 방에 돌아와 옷들을 살펴보았다. 드라이어에 까지 돌려서 겉보기엔 깨끗해 보이나 조금만 제대로 된 수사를 하면 다 들통날 거라는걸 알고 있다. 태우는게 가장 좋을듯해서 난 우리 대학교의 소각장을 떠올리며 옷을 처리하는 문제에 대해 머리를 굴린다. 그 와중에 밖에 나갔던 부부가 돌아온다. 부부가 저녁을 먹자는 말에 난 네라고 대답하며 옷들을 내 짐가방에 집어넣고 식탁에 앉았다. 웃으며 부부를 상대하지만 눈 앞이 아찔하고 숨이 막혀온다. 이 부부는 언제쯤 자기 딸을 찾기 시작할까. 왜 이 부부는 자신들이 딸을 부르지도 않는걸까. 설마 이상한걸 눈치챈건 아니겠지? 별별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는 동안 내 몸은 식은땀으로 푹 쩔고 식탁아래의 다리는 미친듯이 탈탈탈하고 덜컥거린다. 포크를 쥔 손이 자꾸만 떨려서 몸을 숙여서 밥을 먹는다.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올거 같다는 말이 처음으로 실감이 갔다. 어찌나 괴롭고 힘든지 당장이라도 소리지르고 비명을 지르고 울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한다. 그러기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고, 그렇기에 더더욱 죽을 맛이다. 그러나 가장 끔찍했던건,
난 이 집에서 이렇게 하루를 보내야 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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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손에는 아직도 그 애의 뒷통수를 잡고 누를때의 머리카락이 느껴진다. 살인한 후의 죄책감과 공포는 지금도 날 아찔하게 만드는 감정들이다. 내가
예전에 감상을 썼던 애드거 알렌포의 고자질쟁이 심장의 주인공의 심정이 십분 이해가 가더란다. 난 정말 꿈에서 깼을때도 내가 정말 살인을 했는줄 알고 침대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이제 어떡해야하나, 를 몇십분이나 고민하고 있었더란다. 내가 이로써 꿈에서 사람, 그것도 아이를 죽인건 이번이 두번째다. 첫번째는 왠 좀비 마을에서 도망치다가 이빨을 세우고 아장아장 걸어오던 아이의 머리를 잡고 자동문에 박아 버린거였는데, 내 생각과 달리 (난 영화에서처럼 퍽하고 토마토처럼 터질줄 알았다) 꿍, 하고 부딫치던 아기와 그 아기의 머리를 잡고 있던 내 손에도 직접 전해져오는 충격에 진저리를 치면서 일어났었지.
저번 글에서 했던것처럼 좀 마음이 가라앉은 후에 왜 내가 이런 꿈을 꾸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고민해보자 사실 그 답이 바로 몇개 바로 나오긴 하더라. 그래도 저번처럼 그걸 주절주절 쓰기엔 좀 개인적인 것들이라 이 곳에 써놓지는 않는다. 문제는 그게 아니다. 왜냐하면 정말이지, 내가 왜 자꾸 아이를, 그것도 아이의 머리를 잡고 어디에 박아버리거나 누르는 식으로 죽여버리는지에 대해선 전혀 감이 오질 않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반 이상을 꿈에 시달려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난 꿈을 많이 꾸고 많이 기억하는 편인데, 그 중에서 내가 상대를 패거나 죽이는건 좀비 아이와 이번 꿈을 포함해서 딱 두번밖에 없고, 그 상대들이 다 어린 아이들이였다. 이 무슨 미친! 정말 기분이 더럽다 못해 좆같다. 내가 애들을 좀 짜증내하고 싫어한다고는 해도 이런식으로 표출이 된다는 건 좀 말이 안되고, 무슨 이유가 있을법은 한데 다른 꿈들에 비해 도저히 답이 안나오니 답답하구만. 나같은 꿈 많이 꾸는 사람 없나? 꿈속에서 내가 당하면 당했지 내가 악의를 가지고 상대에게 해를 입히는건 참 드믄일이라 다른 사람들은 나처럼 당하는 꿈을 많이 꾸는지 아니면 자신이 가해자가 되는 꿈을 많이 꾸는지 궁금하네.
꿈이야기만 쓰자니 뭔가 심심한것도 있고해서 내가 요새 잘 듣는 음악 하나 올려본다. 동생놈이 좋다고 링크를 달아줘서 우연찮게 듣게 됬는데, 필란드 메탈 그룹이라는데 많이 좋더라. 덕분에 요즘 이 HIM라는 그룹 음악들 잘 듣고 있다. 사실 오피셜 무비를 올리고 싶었는데 오피셜무비는 소스를 공개안해서 아쉬운대로 이거라도 올려본다. 오피셜 무비를 보고 싶다면
이곳으로. 제법 독특하다. 뭔가 유치한거같지만 그게 또 매력인듯.
아무튼 저번 시험 과제 크리때문에 낮밤이 바뀐 생활을 좀 다시 고쳐볼려고 잠도 깰겸 오랫만에 블로그에 끄적거려 봤다. 제길랄, 지금 오후 4신데 꼭 술 취한 사람마냥 졸리고 어지러워 죽겠다. 오늘따라 하루가 참 느릿느릿 기어 가는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