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도리도리 짝짝짝





<book> 고자질쟁이 심장이 고자질해주는 괴팍한 이야기, 애드거 앨런포의 The Tell-Tale Heart.


::1고자질쟁이 심장의 리뷰를 시작하며:
(예전부터 특별히 내가 싫어하는 과목이 있었냐만은) 이번 학기도 요즘 다른것들이 문제였지 공부는 매우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에 교양과목중 하나인 Eng과목이 사실 제일 마음에 듭니다. 같은 영어 수업이라해도 교수가 누구냐에 따라서 그 수업의 취지가 확연히 달라지곤 하는데 작년에 들었던건 뭐같지도 않은 환경보호론 교수에게 걸린덕분에 한달에 몇시간씩 나가서 봉사활동을 해야하는 기가 막힌일도 있었지요. 근데 이번에 듣는 영어는 제목부터가 다릅니다. Darkness in the Land of Light. 일본 룸메놈이 이거보더니 [딱 니 수업이다!]하고 외칠정도로 취향입니다. (그리고 막상 그 친구는 Pain, Suffering, and Death라는 과목을 듣고있고말입니다) ...거두절미하고, 이 수업은 고딕(Gothic)문학과 초월(超越=transcental forces)사상 문학을 비교하며 공부하는겁니다. 뭔소리야, 라고 하신다면 그냥 공포 장르만 디립다 파는 수업이라는겁니다. 난 내가 영어수업에서 애들이랑 같이 공포영화를 보게 될지 몰랐지.

아무튼 그렇다보니 고딕문학의 선두주의자라고도 할수 있는 그 이름도 유명한 애드거 앨런 포 전작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난 중이병을 중학교때 걸린게 아니라 초딩때 걸린놈이라서 어릴때 맨날 무서워하면서도 그 사람의 소설을 얼마나 신나게 읽었는지 모릅니다. 심지어 악몽까지 꿀 정도였는데도 불구하고 그 공포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지요 (그 있지 않습니까 야하고 무서운건 자꾸 손가락 사이로 열심히 보게 되는 그런 마음!) 근데 어릴땐 그냥 이 무시무시한 상황와 스토리에 [으악 무서워!]이랬지만 이만큼 나이들어서 다시 찬찬히 훑어보니 그 정도가 아니라이겁니다. 어릴때와 달리 여러가지를 알고 있는 지금의 제가 찬찬히 읽은 짧은 글들은 괴팍하다 못해서 R판정을 받을 수준이였습니다. 다시한번 쇼크를 받았달까, 그래서 이걸 나누어보자 하는 취지로(뭐 그리고 앞으로 있을 과제 시작하기 전에 정리도 할겸) 글을 쓰게 되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고자질쟁이 심장을 골랐습니다.

그 이유는
애드거 알랜포의 모든 작품들은 실은 서로가 연결되어있으면서도 또 그들만의 주제가 다 제각기고 워낙 여러가지 메타포가 가득한 글이다보니 덕분에 막상 작품들은 몇페이지 안되는데 해석만 몇십페이지가 나올정도거든요. 그래서 일단은 가장 짧은 작품중 하나인 고자질쟁이 심장이 그나마 만만해 보여서 써보려고 합니다.
고자질쟁이 심장(The Tell-Tale Heart)

네타라고 하면 네타라고 해야하나, 5페이지가 될까말까하는 짧은 이야기라 뭐 특별히 내용공개라고 하기도 민망하군요. 아무튼 간에 고자질쟁이 심장의 내용은 사실 별게 없습니다. 왠 사익호 하나("I"라고만 하고 이름이 나오지 않는 주인공)이 주절주절 떠드는걸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고 끝납니다. 허나 특별할게 있다면 그 내용이 [단지 그 매같은 눈이 보기가 싫어서] 늙은 남자를 죽여버리는 이야기라는 거죠. 이 터무니없는 이유로 늙은 남자를 죽이는 주인공은 미친놈답지 않게 굉장히 세심하고, 치밀하게 준비를 들여 노인을 죽이고 전혀 양심의 가책없이 남자를 토막내어 나무바닥 아래에 숨기고 만족해합니다. 심지어 경찰이 와도 여유롭게 그들을 받아주며 수다를 떨이죠. 허나 그것도 잠시, 갑자기 어디서부터 이상한, 쿵,쿵,하고 울리는 소리를 듣기시작하고 처음엔 평정을 유지했으나 점점 커지는 소리에 결국 사람이 돌아버려서 "악당놈들! 그만들 해! 그래, 내가 했다고 고백하리다! 여기 널판지를 뜯어봐. 여기, 여기! 고동치는 그(늙은이)의 끔찍한 심장이야!"라면서 열폭하는 끝나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이 글을 지금 당장 읽고 싶으시다면 이곳에 가시면 어떤분이 한국말로 번역하신 내용을 볼수있습니다.

아무리 짧은 이야기라도 해도 워낙 글의 내용자체가 어둡고 좀 돈거같고 괴기스러운데다가 애드거 알렌 포만의 특유 사람을 극한까지 몰고가는 문체 (그리고 사람을 극한으로 몰고가는 빌어먹을 영어단어선택orz) 덕분에 참 읽고 나면 기분이 미묘하고 찝찝합니다. 아무튼 이 글을 문자 그대로만 이해한다면 [죽은 자의 심장이 죄인을 벌했다]가 되는 거고, 조금 더 생각하면 이 주인공을 미치게 만드는 심장소리가 사실은 마룻바닥에 묻어놓은 시체의 심장이 뛰는게 아니라 본인의 심장소리에 죄책감이라는 감정때문에 환각을 듣게 된게 아닐까, 라고 해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을 더 깊게 파고 들어가면서 그외에도 정말 기상천외한 해석들이 쏟아져나오는데요, 그 중에서 재미있던것 몇개만 집어서 써봅니다.

정신이상-환각/환청:
사실 이 주제는 이건 에드거 알렌포의 거의 모든 작품에 공통으로 쓰이는 요소입니다. 그의 작품에선 주인공(혹은 나오는 인물들)이 제정신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거든요. 처음엔 괜찮아 보일지 몰라도 결국엔 하나같이 뭔가가 정상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계속 자신들이 미치지 않았다는걸 강조하는데(뭐 미친놈이 스스로 미쳤다고 하는 경우가 어딨긴 하냐만서도 고자질쟁이 심장에선 특히 더합니다)
[늙은이의 눈에 대한 집착]이라던가, 맨 마지막에 심장소리에 노이로제 걸린듯한 모습은(의자를 계속 바닥에 긁고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정신이상자, 혹은 약물 중독자를 연상시키지요.

그리고 그것만이 아니라 좀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 글을 보면 읽는 이들은 이 이야기의 리얼리티가 많이 떨어진다는걸 알게 됩니다. 예를들면 아무리 주인공이 똑똑하고 차분한자라해도 매일 남의 집 문을 따고 들어갔는데도 노인이 안일어났다는거라던가, 맨 마지막에 주인공이 점점 미쳐가는 모습을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웃으면서 떠든다던 경찰들은 솔직히 우리들의 상식으로 납득하기 힘듭니다. 그렇게되다보니 하나 새로운 가설이 나오게 되는 거지요.

"사실 이 이야기는 한 정신병자(혹은 중독자)가
자신의 머릿속에서 지어내는 이야기(환각)가 아닐까"



애드거 앨런 포의 많은 작품들은 주인공이 회자가 되어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식입니다. 덕분에 독자들은 이 주인공들의 정신상태를 더욱 실감나게 느낄 수 있지요. 허나 "고자질쟁이 심장"에서 주인공의 태도는 다른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가져다 줍니다.

"검은고양이"에서는 주인공이 (아마도 감옥에 갇혀서)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 탄식하며 써내려가는 [자서전]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고자질쟁이 심장"에서는 주인공이 계속 독자들에게 "당신"(you)이라는 대명사를 반복해쓰면서 실제로 단둘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처음엔 냉정하고 차분하게 시작되지만 뒤로갈수록 점점 더 분노하고 미쳐가는 주인공의 말투는 마치 정신과에서 초기엔 괜찮았으나 뒤로 갈수록 감정을 못 이겨 발광하는 정신병자를 떠오르게 합니다. 그러니 지금 이 남자가 하고 있는 말은 실제로 일어났다보다는 의사를 앞에두고 미친듯이 이야기하는 정신병자일수도 있다는 거지요. 어쩌면 의사를 나중에는 계속 웃고 있는 경찰로 착각하고 분노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 교수님이 이 가설을 신빙성있다고 생각하시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그 당시에 정신병을 치료할때(혹은 약물중독) 솜을 술에 적신후 그걸 환자의 귀에 집어넣었다고 합니다 (물론 효과는 거의 없었겠죠). 근데 실제로 책 본문에서 주인공이 귀안에서 꼭 시계가 에 감싸인듯한 소리가 들린다는 말을 하는 부분
("there came to mY ears a low, dull, quick sound, such as a watch makes when enveloped in cotton")을 보고 이 주인공은 실제로 이 치료법을 받고 있는 환자가 아닐까! 라고 하시던데 어찌보면 과대해석일수도 있지만 저도 나름 긍정이 갔습니다. 무엇보다도 일단 재밌잖아요! 그리고 실제로 애드거 앨런 포의 많은 글들이 [정신병자의 환각일수도 있다]라는 의견을 연결해나갈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림출처: 구글)

동성애/근친상간:
이건 저도 교수님에게 듣기전까진 생각도 못했습니다만은 교수님이 [혹시 여기서 성적인 메타포를 찾은 사람 없느냐]라는 말을 듣고 교수님이 의미하신 부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읽고 있던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덕분이였는데요, 다름이 아니라 프로이트가 꿈의 상징에 대해서 분석하던 챕터가 있습니다
(꿈의 해석 4부). 거기 써져있는 말로는 거의 대체적으로 꿈에 등장하는 방은 여성의 성을 상진한다고 합니다. 특히 방에 들어가거나 나가는 부분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 상징이 말이 되지요(그리고 그게 왜 여성으로 해석되는지는 설명 안해도 대충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일주일내내 그 노인의 방에 몰래 들어갔다는 그의 모습은 여자의 집에 들어가는 노인간의 (어떤식이던의) 성적관계에 대한 메타포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몰래 노인의 방에 침입]하는 모습은 [강간]을 연상시키죠.

그럼 근친상간은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이 노인과 주인공의 관계는 그냥 이웃간의 관계가 아닌 아마도 핏줄일거라는 추측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작품에선 주인공이 노인과 어떤 관계인지 제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매일 아침 만나서 이야기를 하거나, 그 노인의 집을 자신의 집인것마냥 능숙하게 경찰들에게 보여주는 모습이라던지를 감안해선 삼촌, 혹은 아버지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상징하는 인물이 아닐까라는 것이지요. 글에서 나오는 "난 노인을 사랑하지만 죽이고 싶다"는 어쩌면 "나는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죽이고싶다"라는 의미가 될수 있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실제로 애드거 앨런 포는 양부와 많은 문제가 있었죠. 물론 애드거 앨런 포가 게이였다는게 아닙니다. 실제로 남자가 남자를 강간하는 이유중 하나가 분노와 복수/치욕감을 주는거에 목적을 둔다고도 하니 어쩌면 그 양부과의 갈등과 마찰을 볼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애드거 앨런 포와 주인공의 동일화:
실제로 애드거 앨런 포는 많은 소설에 자신을 대입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특히 가장 도드라지게 보이는건 검은 고양이인데요, 이 글에서도 주인공은 (약물중독인지 뭔진 몰라도) 정신적인 문제를 지니고 있고 아버지를 상징하고 있는 인물에게 이해할수없는 살인충동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건 평생 살아가면서 언제나 알콜에 중독되어 있던 애드거 앨런 포의 심리적 상태와도 매우 비슷합니다. 게다가 평소엔 술이나 마약에 쩔어서 맛이 가있었다 하나 글을 쓸때만큼은 사람이 돌변해서 냉정한 상태를 유지하며 집필을 했다고 하니 흥분상태와 차분한 상태를 오락가락하는 주인공과도 많이 비슷합니다. 결국엔 이 모든 괴기한 작품들이 그의 힘든 과거와 경험에서 우러나온 글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건 그의 다른 글에서도 많이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림출처: 구글. 근데 누가 그렸는진 몰라도 너무 적절한데...??





마치며:
처음엔 가볍게 쓸 생각이였는데 쓰다보니 뭔가 길어지고 정신이 없어졌습니다. 허나 그만큼 시간을 들인것에 대해 시간이아깝지 않을정도로 애드거 앨런 포의 글들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쓰고 싶은걸 다 쓴것도 아니거든요. 이 "고자질쟁이심장"에서는 제가 위에 다룬 메타포들 말고도 여러가지가 많습니다(눈에 대한 집착 등등). 허나이야기를 늘어놓자면 끝이 없을 뿐더러 사실 사람의 생각이 다른데 어떤 사람이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금 제가 위에 늘어놓은 것들이 절대 사실일리고, 그렇다고 절대 틀리다는 말도 아니지요. 하지만  "검은 고양이"에는 미국의 노예제도에 대해서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라는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워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또 다뤄보고는 싶네요.

이 장황한 글을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읽을지는 실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혹시라도 이 글을 읽게 되시면 한번 더 애드거 앨런 포의 글들을 읽어보게 된다면 참 좋을겁니다:)


::2뭔가 저것만 쓰니까 심심하드라구요.
그래서 한번 구글에서 검색을 돌려보았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영화/애니/연극으로 제작되었고 여전히 유명한 소재중 하나더군요. 그리고 제가 본것중에서 제일 흥미롭게 본 영상 두개도 같이 올려봅니다.


by choi | 2009/01/25 03:46 | REVIEWS | 핑백(2) | 덧글(10)

Linked at 남천중유영(藍天中遊泳) : 그.. at 2009/03/31 07:59

... 결국 사람들은 서로 돕고 기대면서 살아가는 것이고 그러니 우리 한번 여러분들만의 마인드 컨트롤 방법을 나눠보아요. ::후기 사실 이 포스팅의 시작은 저번에 쓴 고자질쟁이 심장에 대한 리뷰같은 누런 벽지에 대한 감상과 해석을 쓰기 위해 시작된 포스팅입니다만 어째 빨래를 하면서 쓰다보니 본인의 마인드 컨트롤과 다른 예술가들의 심리적 치료에 대 ... more

Linked at 남천중유영(藍天中遊泳) : 사.. at 2009/11/24 08:08

... 아직도 그 애의 뒷통수를 잡고 누를때의 머리카락이 느껴진다. 살인한 후의 죄책감과 공포는 지금도 날 아찔하게 만드는 감정들이다. 내가 예전에 감상을 썼던 애드거 알렌포의 고자질쟁이 심장의 주인공의 심정이 십분 이해가 가더란다. 난 정말 꿈에서 깼을때도 내가 정말 살인을 했는줄 알고 침대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이제 ... more

Commented at 2009/01/25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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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hoi at 2009/02/12 14:06
요즘 정줄을 너무 놓고 살아서 그렇습니다........orz 포스팅을 안하는 버릇을 하다보니 점점 더 안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이렇게 할거 많을때나 포스팅하는 저였져 호ㅗ호호호호호호<<<<

좋은 작품 말씀감사합니다. 제가 한국작품은 솔직히 부끄러울정도로 많이 읽지 못하고 접하지 못해서요,
한국에 들어가면 꼭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9 그리고 에드거 앨런 포이름마저 따온 에드가와 포 작품도 많이 읽을 생각이에요!

그리고 괜찮습니다 오히려 제가 부끄러운걸요;;;;;;;;;;;;;;;;;;;;;;;;;;;;;;;;;;;;;;
솔직히 저도 손놓은지 꽤 되서(먼산) 마음 편하게 가지세요^^

네 늦었지만 비공개님도 새해복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Commented at 2009/01/29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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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hoi at 2009/02/12 14:06
어셔가의 몰락 관련
Commented at 2009/01/30 02:1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hoi at 2009/02/12 14:07
ㅎㅇㅎㅇㅎㅇㅎㅇㅎㅇ 공략
Commented at 2009/01/30 17:1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hoi at 2009/02/12 14:06
에머슨의 trandentalism관련
Commented at 2009/02/06 18:0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hoi at 2009/02/12 14:07
눈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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